둘째 날 용두암의 인어상을 끝으로 글을 마무리하였다.
아마 이때가 마지막 날 밤이었을 것이다. 무엇을 먹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..
첫째 날 밤에는 공항에서 간단히 먹고 잤을 거고..
둘째 날 밤에 오겹살을 먹었고
셋째 날 밤이 기억이 안 난다.
먹을 거라면 사족을 못쓰는 나인데 왜 기억이 안 나는지 잘 모르겠다.
아무튼 용두암을 끝으로 제주도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.
다음 날 가야 할 성산일출봉을 위해!
성산일출봉에 도착했을 때는 참 놀랐다.
동해를 자주 갔지만 이렇게 듬성듬성 퍼져있는 구름을 본적 이 없었다
조금씩 올라오는 해 오름을 보면서 구름 사이에 일출이
얼마나 이쁘게 뜰지 기대가 되었다.
전 날 눈이 오고 구름이 많이 껴서였을까
제주도에서의 일출은 그야말로 감동 그 자체였다.
난 일출의 감동을 놓칠 수 없어 카메라를 꺼내 셔터를 눌러댔다.
온도는 0도였으나 칼 같은 바람은 손에 감각을 무뎌지게 했다.
당시 장갑을 끼면 카메라가 흔들리니 맨손으로 찍는 게 더 좋다 라는 말을 듣고
장갑을 내팽개치고 이 날의 감동을 이어가기 위해 사진을 찍었었다.
(하지만 지금 그때의 감동이 기억나질 않는다. 그 정도의 감동을 받기에 너무 많은 걸 알아버린 탓일까?)
성산일출봉에서의 베스트 샷
이 사진을 찍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모른다. 왼손으로는 전구를 들고 오른손으로는 셔터를 눌렀다. 아마 빠르게 빠르게 200장에 가까운 사진을 찍었던 것 같다. 그 당시에는 정말 잘 나왔다고, 이쁘게 찍혔지만 생각했지만 집에 와서 확인하니 생각보다 이쁘진 않았다.
하지만 난 만족했다 소품으로 철물점에서 전구를 사서 전구가 온 세상을 환하게 하는 것을 찍고 싶던 목적이 성공하는 순간이었다. 만족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.
단 한 개의 사진작품을 찍기 위해 계획을 하고 목적을 이루기 위해 손발이 다 얼어가는 고통 속에도 여러 번 시도하고 만족한 작품을 찍기 위해 했던 열정... 그 끝의 창대함을 이루기 위해서 아녔는가?
이런 과거의 나를 보며 참 배울 점이 많은 친구였다고 느낀다. 그 정도의 열정이 있었지만 회사라는 굴레에 열정이 다 식어버린 나의 모습이 반성이 된다. 너무 익숙한 일상이 3년간 반복이 되니 익숙함에 속아 열정이 잊어버린 것 같다.
난 그러지 않기 위해 2021년도 열정을 되찾기 위한 첫 발걸음을 이 블로그를 통해 시작해본다.
이런 사진이 백몇 개가 있었다. 용량을 차지하는 사진을 하나하나 지우다
잠시 지우는 걸 멈추고 깊은 생각에 빠졌다.
이 실패된 사진을 통해 난 그 당시의 열정을 기억해 낼 수 있던 거 아닐까?
라는 질문을 하게 된 것이다.
맞다. 그 당시의 실패 된 사진이었으나 내 열정이 기억난건
잘 찍은 사진이 아닌 못찍은 사진을 보았기 때문이다.
과거의 성공은 나에게 자신감과 기쁨을 주지만
과거의 실패는 나에게 열심히 살아가야 할 밑걸음이 되었다.
결국 난 열정의 사진을 다 지우지 못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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